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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띄어쓰기(2)

바다 언덕 2015. 11. 25. 22:08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한글맞춤법 규정은 1988119일 문교부(현재 교육부)가 개정 고시를 하였고,

198931일부터 시행되었는데 이전 맞춤법과의 차이 중에 하나는 성명의 표기이다.

 

1988년 이전 맞춤법에서는 성과 이름을 띄어 쓰게 하였는데 1988년 개정 맞춤법에서는 붙여쓰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 규정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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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항 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김양수(金良洙)    서화담(徐花潭)     채영신 씨     최치원 선생     박동식 박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

 

남궁억/남궁 억    독고준/독고 준    황보지봉(皇甫芝峰)/황보 지봉

 

<해설> 성명에 있어서, 성과 이름은 별개 단어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 성은 혈통을 표시하며, 이름은 특정한 개인에게만 부여된 식별부호(識別符號)이므로, 순수한 고유 명사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성과 이름을 띄어 쓰는 게 합리적이긴 하지만,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들에서는 성명을 붙여 쓰는 것이 통례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붙여 쓰는 게 관용 형식이라 할 것이다. 더구나, 우리 민족의 성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거의 모두 한 글자(음절)로 되어 있어서, 보통 하나의 단어로 인식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성과 이름은 붙여 쓰기로 한 것이다. 이름과 마찬가지 성격을 지닌 호()나 자()가 성에 붙는 형식도 이에 준한다.

다만, 예컨대 남궁수, 황보영같은 성명의 경우, ‘/궁수, /보영인지 남궁/, 황보/인지 혼동될 염려가 있는 것이므로, 성과 이름을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을 때에는 띄어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 한자음으로 적는 중국 인명의 경우도 본 항 규정이 적용된다.

 

소정방(蘇定方)    이세민(李世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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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인명의 경우 신해혁명(1911) 전후로 나누어 신해혁명 전 시대의 사람은 한국 한자음으로,

그 이후의 사람은 중국 한자음으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자 孔子     맹자 孟子     항우 項羽     유비(劉備)

 

원자바오 ‘Wen Jiabao[温家宝]’         뎡사오핑 ‘Deng Xiaoping[鄧小平]’

마오쩌둥 ‘Mao Zedong[毛澤東]’       저우언라이 ‘Zhou Enlai[周恩來]’

자오쯔양 ‘Zhào Zǐyáng[趙紫陽]’      후진타오 ‘Hú Jǐntāo[胡錦濤]

 

그렇다면 중국인의 이름에서 원자바오의 성은 ’, ‘뎡사오핑의 성은 ’,

그럼 마오쩌둥’(?),  저우언라이는 어디까지가 성인가...

 

한편, 같은 한자문화권인 일본인의 성명 표기를 보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간  나오토(管直人)

 

일본 사람의 한자식 이름은 한국이나 중국과 달라서 어디까지가 성이고 이름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인가...?

일본인은 성과 이름을 분리해서 표기한다.

 

위의 해설에서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나라들에서는 성명을 붙여 쓰는 것이 통례이고, 우리나라에서도 붙여 쓰는 게 관용 형식이라 할 것이다>라고 한다면, 왜 중국인의 이름은 붙이면서 일본인의 이름은 띄어쓰기를 하는가.

 

하지만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성과 이름을 분리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합중국 대통령

 

그리고 성과 이름을 붙여쓰는 한국이나 중국도 위에서 보듯이 로마자식 성명 표기에서는 분리한다.

 

리디아 고       존 박      에드워드 권

 

1988년 이루어진 개정 맞춤법의 성명은 붙여쓰기를 한다는 원칙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또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