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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띄어쓰기(3)

바다 언덕 2016. 1. 4. 22:22

 

성과 이름을 띄어쓰기할 때에는 한자로 된 이름 표기는 두음법칙이 철저하게 지켜졌었다.

성과 이름은 별개이니 두음법칙을 적용시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장 녹수(張綠水)     김 연자(金蓮子)     이 난영(李蘭影)     김 용일(金龍逸)

 

하지만 여기에 예외가 있었으니, 성과 이름이 외자인 경우에는 붙여쓰기를 허용하고, 원음을 허용하였다.

 

    신립(申砬) 장군       권율(權慄) 장군       최란(崔蘭)

 

(권율 장군의 이지만, 이 역시 ’,‘은 모음이나 자음뒤에서는 ’, ‘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표기한 것이다)

 

그런데 성명을 붙여쓰기로 규정을 바꾸었더니 이 두음법칙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김려령     강려원     송록현

 

이는 성명을 붙여서 써버리니 성과 이름은 별개가 아니라 하나라는 인식에서 빚어진 결과라 생각된다. 성 뒤에 이어서 이름을 붙어버리니, 원음으로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그래서인지 영어식으로 이름까지 등장하면서 이름에 두음법칙을 적용시키지 않은 이름들이 무슨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였다.

 

김루나’, ‘주리아’, ‘최량현’, ‘김래현등등.

 

물론 사람 이름은 그 지은 사람의 의도가 있고 그렇게 발음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것이니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연예인들의 이름이 독특하면 이를 따라하는 사람도 있는데 누가 말리겠는가.

 

가까운 지인 중에서 정령연이라는 분이 있는데, 왜 그렇게 어려운 발음으로 이름을 지었냐고 하니 출생신고할 때 鈴蓮으로 썼더니 동사무소 직원이 한글 발음을 령연으로 적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치 의 원음이 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자도 연꽃 이니 령련으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또 남자 이름에 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데, 이름의 앞자를 을 사용하는 사람 중에서 이라고 쓰는 사람을 못 보았다. ‘룡수’, ‘룡일’, ‘룡진처럼 말이다. 만약 이렇게 썼으면 북한 표기라고 했을 것이고, 여기가 북한이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려령’, ‘래원’, ‘록현등등은 왜 북한식으로 썼는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말이 없다.

 

더구나 요즘엔 이라고 표기 하지 않고 으로 표기하는 것이 무슨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청용(李靑龍)’처럼 말이다.

두음법칙과는 상관없이 원음을 쓰는 것이 유행인 중 알았는데, 이런 경우는 반대이니...하긴 자기 이름을 뭐라고 쓰든지 본인의 취향이다. (영화배우 '성룡', 축구선수 '정성룡'을 비교해 보면 이해될 것이다)

 

북한의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까지 지낸 최룡해를 보자.

최룡해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까지 지낸 리을설의 이름 표기를 남한식으로 최용해이을설로 표기할 것인가 아니면 북한식으로 최룡해리을설이라고 쓸 것인가를 신문사에서 회의를 했다고 한다.

 

웃기지 않는가.

소설 완득이의 작가 이름을 김려령으로 써주면서, ‘-래원’, ‘-록현처럼 두음법칙과 관계없이 쓰면서 무슨 최룡해란 이름에 대해 어떻게 표기할 것인지 회의를 하는가.

 

또 남쪽에서도 씨나 씨들을 거의 라고 표기해 주면서(류승룡, 라미란), 무슨 리을설이을설인지 리을설인지 고민하는지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중앙일보가 최용해’, ‘이을설이라고 표기하고, 다른 대부분 신문들은 최룡해’, ‘리을설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 성과 이름은 별개이므로 띄어쓰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