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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발음

바다 언덕 2016. 1. 12. 21:29

 

()는   이렇게  배웠다.

조사로  사용되는  발음은  []라고... 이중 모음으로  발음하는  것으로  배웠다.

 

지역에  따라 []라거나  []라고  발음하는  곳도  있었으나

발음한  사람의  고향이나  출신지를  알  수  있는  척도로  삼았다.

 

사실  이  발음이 어렵다.

다른  단어와  섞여  있을  경우나   가  몇  개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경우에는  더더욱  어렵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民主主義)의  의의(意義)’를  읽어 보면  그  불편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표준발음법을  마련하여  국민들의  언어  활동에서  편의성을  마련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이에  의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여기서  잠깐 ’  발음에  대한  표준발음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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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총칙

1_ 표준 발음법은  표준어의  실제  발음을  따르되,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을  고려하여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5 ㅑ ㅒ ㅕ ㅖ ㅘ ㅙ ㅛ ㅝ ㅞ ㅠ ㅢ는 이중 모음으로 발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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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 자음을 첫소리로 가지고 있는 음절의 []로 발음한다.

늴리리    닁큼    무늬    띄어쓰기    씌어

틔어    희어    희떱다    희망    유희

 

다만 4. 단어의  첫음절  이외의  [],   조사  는  []로  발음함도  허용한다.

주의[주의/주이]        협의[혀븨/혀비]

우리의[우리의/우리에]

강의의[ː의의/ː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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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은 []라고 하는 것이 옳다.

다만, 첫음절  이외의  경우를  고려하여 [][] 발음을  허용한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상해지고  있다.

[]라고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고, [][] 발음을  허용한  것인데,

대부분  [][] 로만  발음한다.

 

당연히 사람은  편한  것을  추구한다.

그렇다보니 []하고 발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옛날에는 이렇게 배웠다.

발음은 []라고 발음하되,

노래 가사에서는 발음의 편의성을 위해 []라고 발음하여도 좋다고 하였다.

그래서 고향의 봄노래도 [나에 살던 고향은~~]으로 불렀다.

물론  쉽게 노래가 된다.

 

그런데  충분히  []라고  발음할  수  있는데도

습관화되어  []를  []라고  발음한다.

 

예를  들어,

라디오 프로그램  신동호의 시선집중을  [신동호에 시선집중]이라고  발음한다.

[신동호시선집중]이라고  하여도  별로  어려움이  없음에도 [~]라고  발음한다.

김현정의 뉴스쇼도  마찬가지다.  [김현정에 뉴스쇼]라고  한다.

 

라디오나 TV를 보면 ‘~***’라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그런데 [~~~~]라고 발음하는 아나운서를 본 기억이 없다.

이젠 거의 입에 굳어졌다.

아나운서도 발음하기 어려운 것이 라면 일반인들도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발음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예를 하나 더 들자.

(CAN)’이라는 2명으로 구성된 가수가 있다. 이들 히트곡 중에 내 생에 봄날은이란 노래가 있다.

이 곡은 번안곡으로 일본 TUBE ガラスのメモリーズ’(유리잔의 추억, 그라스의 메모리즈)라고 한다.

 

과연 ‘CAN’이 부른 이 노래의 우리말 제목으로 무엇일까.

내 생애 봄날은’, ‘내 생에 봄날은’, ‘내 생의 봄날은’,

내 생에 봄날은 간다’, ‘내 생애 봄날은 간다중에서 무엇이 맞을까.

 

먼저 내 생애 봄날은을 보자.

이 제목은 문법적으로 그렇게 모순이 보이지 않는다.

한 문장으로 본다면 뒤의 서술어를 생략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무리가 없다.

 

내 생에 봄날은은 조금 이상하다. 말이 안 된다.

‘~는 아시다시피 장소, 처소를 말해 주는 조사이므로 문장이 어색하다.

 

잠깐 여기서 이 번안곡의 가사 한번 보자.

 

인터넷 여러 사이트에서의 확인된 공통적인 가사는 아래와 같다.

 

~~생략~~

 

촛불처럼 짧은 사랑

내 한 몸 아낌 없이 바치려 했건만

저 하늘이 외면하는 그 순간

내 생에 봄날은 간다.

 

~~생략~~

 

내용으로 봐서는

이 노래의 바른 제목은 내 생의 봄날은’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문맥상 저 하늘이 외면하는 그 순간

즉 하늘마저 나를 버렸으니 자신의 인생은 버림받은 인생이다라는 뜻이고,

자신의 인생에 있어 봄날좋은 날은 갔다고 외치는 것이니,

내 생의 봄날은 간다라야 한다.

 

그리고 발음의 편의상 내 생의 봄날~’내 생에~’라고 불렀을 것이고,

노래 제목은 가사의 일부에서 따왔을 것으로 예상되니

이 노래 제목은 내 생의 봄날은이다.

 

그런데 하나 같이 내생에 봄날은또는 내 생에 봄날은 간다로 되어있다.

이는 위에서 얘기했던 ‘~‘~라고 발음하는 습관에서 온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류의 잘못된 제목이나 노래 가사 자막은 지금도 TV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에’ 공해로 말미암아 생긴 현상이니,

우리나라 방송국의 아나운서들이나 기자를 비롯한 방송인들이 조금 신경 써야하지 않을까.

 

여담으로 하나 더...

 

최근 야당 중에 국민의 당이 탄생했다. 그런데 [국민의 당]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대부분 [국민에 당]이라고 발음한다.

 

더구나 국민의당이라고 붙여쓰는 바람에 國民義黨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

즉, 우리말 '의'는 조사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의'라는 한자어 발음이 많이 존재하기에(意, 議, 醫, 衣, 疑, 矣...)

붙여쓰면 '조사'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말은 조사와 그 다음에 오는 단어와는 띄어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어족인 일본어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생긴 해석의 오해를 일본은 한자를 사용함으로써 해결했다.


그러므로 붙여쓰기를 한다면 한자를 병용해야 하고

순 한글로 쓴다면 띄어쓰기를 해야한다.


붙여쓰는 것은 일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