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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오는 사람들'인가...

바다 언덕 2017. 8. 12. 19:25

영화 '군함도'를 보고, 30년 이상 동안 그냥 생각만했던 것을 얘기해야겠다.

 

이 글은 한수산의 소설 '군함도'와는 내용이 전혀 다른,

화 '군함도'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는 사실부터 먼저 밝혀 둔다.

 

대부분의 영화에는 '끝자막(엔딩 크레딧)'이라고 하여 영화에 등장하였던

배역(cast)들과 제작에 참여하였던 제작진(staff)들이 소개되고 있다.

보통은 영화 앞부분에 비중이 큰 등장인물과 제작진이 소개되고,

끝부분에 영화에 참여한 모든 내용들이 기록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할리웃 영화의 경우에는 'cast', 'staff'로 표기 되는데 ,

우리말로는 '나오는 사람들(등장 인물)'과 '만든 사람들'이다.

화 '군함도'의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4,50년 전의 그 오류가 '아직도 안 바뀌었다'는 사실을 또다시 확인했다. 

 

그것은 바로 '나오는 사람' 이라는 단어다. 

 

'~는'은 '보는', '먹는'처럼 현재 시제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미래에 일어날 일이 확실할 때에도 사용한다.

화가 시작되고 나올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영화가 다 끝났는데 '나오는 사람'이라니...

 

정확히 표현한다면 '나온 사람들' 이라고 해야 한다.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고 '만든 사람들'이듯이 이미 영화는 끝났으니까

현재완료형의 '나온 사람들'이 합리적인 단어다.

물론 본영화의 시작 전에 나오는 자막일 경우는 '나오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60년대 초에 나온 전쟁 영화 중에서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 맞는가,

'돌아오지 않은 해병'이 맞는가로 토론을 했다고 한다.

'돌아오지 않은 해병'이라면 자의적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고, '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라면 타의에 의해 돌아오고 싶었지만

돌아오지 못했다는 뜻을 함유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말은 '~은', '~는'이라는 어미 하나가 엄청난 의미의 차이를 담고 있다.

 

필자가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엔딩 크레딧에

'나온 사람들' 이라고 바르게 쓴 영화를 딱 1편 봤다.

그 영화가 무엇인지 기억을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찾았다...영화 <취화선>은 '나온사람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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